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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안나 리뷰|수지가 보여준 거짓말의 심리와 진짜 나를 찾는 이야기

읽는 시간 약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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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거짓말 하나가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을까.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2022년 공개된 6부작 드라마로, 정한아 작가의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이주영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수지, 정은채, 김준한, 박예영 등이 출연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거짓말을 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끝까지 보고 나면 <안나>는 거짓말에 관한 드라마라기보다 사람이 왜 자신의 삶을 부정하고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가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유미가 거짓말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면서도 쉽게 그녀를 비난하기 어렵다.

나 역시 이 드라마를 보면서 계속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유미는 왜 이렇게까지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걸까?’

그리고 더 무서운 질문은 이것이었다.

‘내가 유미라면 정말 다르게 살 수 있었을까?’

드라마 안나 기본 정보

제목 : 안나

장르 : 드라마, 미스터리, 심리극

공개 : 2022년

총 6부작

연출·극본 : 이주영

출연 : 수지, 정은채, 김준한, 박예영

원작 : 정한아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

<안나>는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유미가 작은 거짓말을 시작으로 점점 다른 사람의 삶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공식 소개에서도 유미가 상대적 박탈감과 질투 속에서 ‘이유미’에서 ‘안나’로의 삶을 선택하게 되는 과정이 핵심으로 제시된다.

수지가 연기한 유미는 처음부터 악인이 아니다.

오히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려고 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녀에게 노력만으로는 원하는 삶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그때부터 유미의 선택이 조금씩 달라진다.

사소한 거짓말이 인생이 되어버린 여자

<안나>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거짓말의 크기가 한 번에 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작은 거짓말이다.

그리고 그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한다.

그 거짓말이 현실에서 들키지 않자 유미는 점점 더 큰 거짓말을 믿기 시작한다.

결국 가장 무서운 단계에 도달한다.

남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 속이게 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안나>는 단순한 신분 사칭 이야기를 넘어선다.

유미가 원했던 것은 단순히 돈이나 학력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진짜 원했던 것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존재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

‘나도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

‘나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유미에게 ‘안나’라는 이름은 거짓말인 동시에 자신이 평생 원했던 이상적인 자아였던 셈이다.

유미에서 안나로, 한 사람의 정체성이 무너지는 과정

드라마 전문가의 관점에서 보면 <안나>의 가장 중요한 장치는 이름의 변화다.

이유미에서 안나로.

이름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삶의 태도와 말투, 옷차림, 인간관계까지 달라진다.

처음에는 유미가 안나를 연기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부터 안나가 유미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이 드라마의 심리극적인 재미다.

보통 신분을 숨기는 이야기는 ‘언제 들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안나>는 한 단계 더 들어간다.

‘들키지 않는다면 과연 그 사람이 진짜 내가 되는 것인가?’

이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긴장감은 단순히 비밀이 밝혀질까 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유미 자신이 어디까지 변해버릴 것인지 지켜보는 데서 발생한다.

수지가 연기한 이유미와 안나

수지의 연기는 이 작품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초반의 유미와 후반의 안나는 같은 사람이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초반 유미에게는 불안과 위축이 보인다.

자신의 부족함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

반면 안나가 된 이후에는 표정과 말투가 점점 단단해진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겉으로는 자신감이 생겼는데 내면은 오히려 더 불안해진다는 것이다.

이 대비가 <안나>라는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수지가 단순히 ‘거짓말하는 여자’를 연기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낸 삶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불안해하는 사람을 연기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제작진 역시 당시 작품을 소개하면서 수지가 기존의 이미지와 다른 입체적인 캐릭터로 변신한다고 설명했다.

정은채의 현주가 특별했던 이유

현주는 유미에게 단순한 악역이 아니다.

오히려 유미가 되고 싶었던 삶을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에 가깝다.

좋은 환경, 학력, 외적인 조건, 사회적 성공까지.

유미가 힘겹게 만들어낸 것을 현주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다.

그래서 두 사람의 관계를 단순히 선과 악의 대결로 보면 이 드라마의 핵심을 놓치게 된다.

현주는 유미에게 일종의 거울과 같다.

유미가 바라보는 ‘내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 바로 현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사람이 마주치는 순간마다 긴장감이 생긴다.

현주가 유미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유미가 자신의 인생 전체를 현주의 삶과 비교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준한의 지훈은 왜 현실적으로 무서운가

지훈은 전형적인 악역처럼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사람과 관계를 이용하는 현실적인 인물에 가깝다.

그는 유미가 만들어낸 허상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움직인다.

여기서 드라마는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은 정말 상대방의 진짜 모습을 사랑하는가?

아니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모습, 사회적으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모습에 끌리는 것일까?

유미가 ‘안나’라는 가면을 쓴 이유도 결국 이 질문과 연결된다.

계단 장면이 보여주는 안나의 인생

개인적으로 <안나>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이다.

안나는 이미 자신이 원했던 것을 상당 부분 얻었다.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집에서 살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을 갖게 된다.

그런데 정작 그녀는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이 장면은 단순한 벌이나 고생의 장면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나는 이 장면이 안나의 인생 전체를 압축한 은유라고 생각한다.

한 계단 올라가면 또 다른 계단이 나온다.

사회적 지위를 하나 얻으면 더 높은 지위를 바라보게 된다.

거짓말 하나를 감추면 또 다른 거짓말이 필요해진다.

결국 올라가고 있지만 도착할 곳은 없다.

실제로 이 장면은 작품의 대표적인 장면으로 언급됐고, 수지 역시 하이힐과 명품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오르는 장면에 대해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은 바 있다.

안나는 성공하기 위해 계속 올라갔지만, 그 계단의 끝에는 자신이 찾던 행복이 없었다.

이렇게 해석하면 이 장면이 훨씬 씁쓸하게 느껴진다.

드라마 안나를 보는 또 다른 관점

<안나>를 보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은 ‘개인의 욕망과 사회가 만들어낸 욕망은 어디까지 구분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다.

우리는 흔히 유미에게 왜 그렇게까지 욕심을 냈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왜 어떤 사람은 자신의 평범함을 인정하기 어려운가?

왜 학력과 직업, 집과 옷, 결혼 상대 같은 조건들이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가?

유미의 선택이 잘못됐다는 것과 별개로, 그녀가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는 사회적인 시선과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안나>는 단순한 범죄나 미스터리 드라마보다 현대 사회의 욕망을 다룬 심리극으로 볼 때 더 많은 것이 보인다.

기억에 남는 대사와 장면

<안나>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유미의 독백이다.

특히 작품 초반의 “나는 마음먹은 건 다 해요”라는 문장은 처음에는 자신감 있는 말처럼 들리지만, 이야기를 끝까지 보고 나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처음에는 의지가 강한 사람의 말처럼 보인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 말이 유미가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는 방식처럼 느껴진다.

또 기억에 남는 장면은 현주가 유미를 바라보며 과거의 정체를 알아채는 순간이다.

특히 “너 유미 맞지?”라는 짧은 말은 이 드라마의 긴장감을 상징하는 대사처럼 느껴진다. 당시 이 장면은 작품의 대표적인 엔딩 장면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짧은 한마디지만 그 안에는 이런 의미가 모두 들어 있다.

‘나는 네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네가 만든 인생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네가 만든 세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장면이 더욱 강렬하다.

내가 느낀 안나의 가장 큰 메시지

개인적으로 <안나>를 보고 가장 오래 남았던 메시지는 다른 사람이 되는 순간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짜 나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유미는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그저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싶었던 것 같다.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고, 사랑받고 싶었다.

그 마음 자체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과거와 정체성을 하나씩 지워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결국 안나가 얻은 것은 많아졌지만 이유미가 가지고 있던 진짜 삶은 점점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의 제목이 왜 ‘안나’인지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안나는 성공한 새로운 인생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잃어버린 가상의 이름이기도 하다.

안나 결말을 보고 난 후의 생각

※ 아래부터는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유미의 인생을 단순히 성공과 실패로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녀는 거짓말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특히 마지막의 모습은 ‘모든 것이 끝났다’라기보다 자신이 만들어낸 삶을 계속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의 모습처럼 느껴진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안나>의 가장 씁쓸한 지점이었다.

보통 드라마라면 거짓말이 밝혀지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나>는 그렇게 단순하게 끝내지 않는다.

한 사람이 너무 오랫동안 다른 사람으로 살아왔다면 다시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결말을 보고 나서도 유미의 인생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내가 <안나>를 보고 느낀 감상평

처음에는 수지가 연기하는 새로운 캐릭터가 궁금해서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볼수록 배우보다 캐릭터 자체에 집중하게 되는 드라마였다.

특히 유미를 무조건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단순한 악인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점이 좋았다.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 선택을 하게 된 과정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쌓여 있었다.

질투, 열등감, 인정받고 싶은 마음, 사랑받고 싶은 마음, 성공하고 싶은 욕망.

누구에게나 조금씩 존재할 수 있는 감정이다.

그래서 유미를 보고 있으면 불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쓰인다.

‘나는 저렇게까지 하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면서도, 과연 나는 정말 다를까?

이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것이 <안나>의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 전문가의 관점에서 본 안나의 장점

<안나>는 화려한 사건을 계속 터뜨리는 방식보다 인물의 심리와 분위기를 통해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특히 색감과 의상, 공간의 변화가 인물의 심리 변화를 보여주는 장치처럼 사용된다.

초반의 유미와 후반의 안나는 같은 인물이지만 화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이런 시각적 변화는 대사로 설명하지 않아도 인물의 변화를 전달한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시간의 흐름을 이용한 서사 방식이다.

유미가 과거의 자신에서 현재의 안나로 변해가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청자는 한 사람의 인생을 압축해서 경험하게 된다.

이 때문에 6부작이라는 짧은 형식에도 불구하고 인물의 변화가 상당히 강하게 느껴진다.

다만 작품의 일부 설정이나 전개는 현실성보다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 과장된 부분도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사건을 현실적인 신분 사칭의 이야기로 보기보다는 욕망과 정체성에 대한 우화적인 심리극으로 감상하는 편이 작품의 주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

수지의 새로운 연기가 궁금한 분

심리적인 긴장감이 있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

인물의 욕망과 관계를 중심으로 한 작품을 좋아하는 분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닌 입체적인 캐릭터를 좋아하는 분

드라마를 보고 난 후 인물의 행동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분

이라면 <안나>를 흥미롭게 볼 수 있다.

특히 빠른 액션이나 복잡한 사건보다는 한 인물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관찰하는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더욱 잘 맞을 작품이다.

핵심 정리

<안나>는 2022년 공개된 쿠팡플레이 6부작 드라마다.

정한아 작가의 <친밀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한다.

수지는 이유미와 안나라는 두 개의 정체성을 오가며 복잡한 심리를 보여준다.

정은채의 현주는 유미가 동경했던 삶을 이미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김준한이 연기한 지훈은 성공과 욕망이라는 또 다른 축을 보여준다.

그리고 내가 이 드라마를 보고 가장 오래 생각했던 것은 이것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삶을 훔친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행복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유미는 평생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오히려 이런 생각이 남는다.

우리가 정말 가져야 할 것은 다른 사람의 인생이 아니라, 부족하더라도 내 이름으로 살아가는 용기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안나>는 단순히 ‘거짓말을 한 여자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비교와 열등감, 인정 욕구를 아주 불편하고 날카롭게 들여다보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pra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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